[중동전쟁 한 달]
美 “팔 자치정부에 향후 통치권 이양”
‘포스트 하마스 두 국가 해법’ 구체화
“우리는 하마스가 패배한 후 이어져야 할 조치에 대해 (중동) 지역 전체 및 그 이상으로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통치를 위한 다자간 세력 창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중동전쟁 개전 이후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을 네 차례, 중동 국가를 두 차례 찾았다. 레바논 총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외교장관 및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을 두루 만났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조건을 설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강도를 더해 가면서 하마스가 군사력을 잃은 이후 가자지구, 즉 ‘포스트 하마스’ 구상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쟁 직후 우려되는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1일 “사우디군 주축 국제평화유지군의 가자지구 주둔 방안을 미국과 이스라엘, 중동 주요국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정부 설립 혹은 위임 통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국도 ‘두 국가 해법’이라는 방향성만 강조하고 있다. ‘두 국가 해법’은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공인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한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두 민족을 위한 두 국가 수립이 지속적인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할 세력으로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거론된다. 그러나 PA가 오랜 부패와 행정력 부재로 민심을 잃은 상황이라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은 PA를 개혁한 뒤 가자지구 통치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을 차악으로 보지만 (그를 대체하는) 파트너가 될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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