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습공격 주도… 변절자 생매장
이스라엘군 “데드맨 워킹” 제거 의지
주민엔 “그를 찾으면 전쟁 단축될것”
“신와르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만 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것이다.”
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이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예히야 신와르(사진)에 대해 주변 인사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군의 ‘사살 목표 1순위’ 인물이다. 이스라엘군은 그런 의미에서 그를 ‘데드맨 워킹(Dead Man Walking·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이라고 표현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가자지구 국경 순시 후 기자회견에서 “신와르를 찾아내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만일 가자지구의 주민들이 그를 먼저 찾는다면, 이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이스라엘군에 협조해 달라는 뜻도 내비쳤다. 신와르는 하마스가 무기와 전투원, 인질 등을 숨기고 있는 가자시티 내 지하 터널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 내에선 영웅으로 칭송받는 그는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빈민가 출신이다. 1987년 하마스에 합류해 군사조직인 ‘알깟삼 여단’ 구축을 도왔다. 특히 이스라엘에 협력한 변절자를 색출하는 내부 보안조직인 ‘마즈드 군’을 설립해 책임자를 맡으면서 ‘칸유니스의 학살자’로 악명을 떨쳤다.
FT에 따르면 신와르를 신문한 적 있는 이스라엘 정보원은 신와르가 1989년 변절자로 의심되는 남성의 동생에게 자신의 형을 산 채로 묻게 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FT에 “(신와르가) 그 동생에게 숟가락을 건네주며 형의 몸 위로 계속 흙을 퍼붓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신와르는 이렇게 생매장한 남성을 포함해 12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혐의로 1989년 이스라엘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2년 만인 2011년 하마스-이스라엘 간 인질 교환으로 풀려났다.
신와르는 이번 공격 전 이스라엘이 안이한 오판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그는 수감 기간에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히브리어를 꾸준히 학습해 이스라엘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완벽한 히브리어를 선보였다. 2017년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이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수장으로 선출되자 “이스라엘이 200개의 핵탄두와 첨단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해체할 능력이 없다”는 등의 유화적 발언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당국은 전쟁 직전까지 신와르를 이스라엘 파괴보다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를 공고히 하고 경제적 이익에 관심이 있는 실용적인 인물로 여겼다. FT는 “신와르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오판이 정보 실패의 서곡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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