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체, CNN NYT AP 로이터 4곳 프리랜서 사진기자 지목
“공격 당일 하마스 전투원 따라가며 학살현장 촬영했다” 주장
이 정부, 해명 요구 서한 발송…해당 언론사 “인지한 적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AP 통신과 영국의 로이터 통신의 가자 지구 내 사진기자들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스라엘 정부가 9일(현지시간) 이를 비난했다고 미 폴리티코(POLITICO)가 보도했다.
그러나 비난을 받은 언론사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비난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특히 NYT는 “분노에 찬” 비난으로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언론인들이 위험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공보장관은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귀뜸을 받은 언론인들을 고용한 외국 언론 매체들을 비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 “사진기자 등 귀사에 속한 특정인들이 이 끔찍한 행동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가해자들과 문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썼다.
니찬 첸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장은 언론사 4곳의 이스라엘 지국장에게 하마스 전투원들이 공격하는 동안에 벌어진 4명의 사진 기자들의 행동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문제의 사진기자들이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함께 이스라엘 국경에 도착해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 군인 폭행, 가자로의 납치를 촬영”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이다. 전날 친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정직한 보도(Honest Reporting)’가 폭로한 “충격적 내용”들에 대한 해당 언론사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도 담았다.
‘정직한 보도’는 문제의 사진 기자들이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인지해 공격 당일 아침 대기하다가 하마스 전투원들의 행동을 근접 촬영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한발 더 나아가 언론인들이 공격을 막지 않고 촬영만 한 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를 공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도파 정치인 베니 간츠도 학살 현장에 있던 언론인들이 “어린이 학살을 방관자로 지켜보기만 한 것은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은 행동으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직한 보도는 4명의 사진기자 중 AP 통신 사진을 촬영한 프리랜서 기자 2명이 CNN과 NYT에 고용됐으며 로이터는 하마스 침투 당시 국경에 있던 다른 2명의 사진 기자들의 사진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은 9일 X에 성명을 발표, 4명의 기자들이 하마스 전투원들과 함께 국경 방벽을 넘어 민간인 살해와 시신 훼손, 남녀의 납치를 촬영함으로써 “모든 직업적 및 도덕적 금기를 깼다”고 비난했다.
◆해당 언론사들 반박
이스라엘 정부가 비난한 직후 로이터, AP, NYT가 “공격을 사전에 인지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로이터는 특히 하마스 소속의 사진 기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단체의 주장을 배격했다. 로이터는 사진을 “사건 당일 오전 국경에 있던 2명의 가자 지구 프리랜서 사진 기자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히고 로이터는 이들과 사전에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로이터가 발행한 사진들은 하마스가 로켓을 이스라엘 남부에 발사한 2시간 뒤, 이스라엘이 전투원들이 국경을 넘었다고 밝힌 지 45분 뒤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로이터 소속 기자는 “이스라엘 단체 ‘정직한 보도’가 언급한 현장에 없었다”고 밝혔다.
AP는 “하마스의 10월7일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AP가 프리랜서로부터 받은 첫 사진들은 공격이 시작된 지 1시간 이상 지나 촬영한 것이다. AP 기자들은 공격 시각에 현장에 있지 않았으며 이후로도 국경을 넘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AP는 ‘정직한 보도’가 지목한 사진기자 중 한 명인 “하산 에슬라이아가 AP 및 다른 가자 지구 내 외국 언론사들과 프리랜서로 일해왔다”면서 “더 이상 그를 고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직한 보도’는 에슬라이아가 하마스 지도자 야햐 신와르와 키스하면서 웃는 장면을 공개했다.
NYT는 ‘정직한 보도’의 비난이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 있는 언론인들을 위험에 빠트린다”면서 “사실이 아니며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NYT는 또 “‘정직한 보도’가 유세프 마수드 등 가자 지구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기자들에 대해 모호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고, ”마수드 기자가 하마스 공격 당일 NYT에 고용되지 않았지만 NYT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밝혔다.
CNN은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에슬라이아 기자와 고용을 철회했다.
CNN의 대변인이 “우리는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외국 및 이스라엘 언론사 다수와 일해온 하산 에슬라이아와 관련된 기사와 사진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현재 그가 우리에게 보낸 기사의 정확성을 의심할 아무런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와의 모든 관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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