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역구 238명 공약 전수 분석]
해외선 후보자 공약 검증 정례화
전문가 “한국도 유권자 참여 확대를”
해외 선진국 중에선 선거 전후 후보자들이 발표한 공약을 검증하는 과정이 정착된 곳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나라가 영국이다. ‘매니페스토 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에선 주요 정당이 당내 의원들의 모든 공약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체크리스트 형식의 백서를 발행한다. 백서는 실행할 경우 필요한 시간과 비용 등까지 자세하게 담고 있다.
또 영국 노동당은 매년 정책 포럼을 열어 유권자가 온라인으로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열어놓는다. 신규 공약을 만들기 전 기존 정책을 계속 이어갈지도 평가해 스스로 발표한다.
미국에선 주요 선거가 치러지기 1, 2주 전 교회나 학교, 관공서 등에 유권자들이 모여 배심원 역할을 하며 후보자와 공약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토론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토론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돼 후보자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유권자들에게 공개된다.
호주는 의회 내 독립기관으로 있는 의회예산처가 정당이나 의원들에게 재정추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전 공약에 대한 비용 추계를 산정해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안했지만 국회 논의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공약 제안 및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선거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원하는 생활 밀착형 공약이 선거 주요 의제로 설정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인기 영합적인 공약은 지양하고, 미국처럼 숙의의 날을 정착시켜 정책 위주의 투표가 진행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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