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만나 군사적 채널 복원 등 위기관리부문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수출통제 등 경제제재를 둘러싼 미중 간 이견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관계에서 디리스킹(위험관리)와 다변화를 하고 있는 것이지, 티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우리의 매우 중요한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분야를 겨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및 첨단 반도체 분야 수출통제 등은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전날 CEO 만찬에 이어 이날 행사에서도 ”우리는 해외 기업인의 투자를 위해 ‘따뜻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적극적 투자유치에 나섰다. 동시에 미국을 향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경쟁의 장이 되어선 안된다. 공급망 중단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해제를 재차 요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 동안 시 주석이 미국이 중국을 악당으로 묘사해 중국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며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수출 통제에 할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미중 간 미묘한 미중 관계에서 미묘한 파워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는 덧붙였다. 팽팽하게 맞서던 양국관계에서 미국의 대중 투자 엑소더스(대탈출)로 위안화 절하, 경기 둔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미국에 얻을 것이 생겼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강성적인 ‘전랑외교’ 언사를 피하고, 교류의 상징인 ‘판다외교’를 언급한 것도 투자 ‘구애’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강력한 수출통제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사업 확장 길이 막힌 상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16일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로 클라우드 부문 분사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탁상장된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9.14% 급락했고, 17일 홍콩증시에서도 장중 10% 이상 하락해 최소 약 200억 달러(약 26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