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로 성장 어렵다고 판단
“대출 꺼리거나 중단 말아야” 지시
OECD-무디스, 中성장률 상향조정
SCMP “성장전망 오락가락” 지적
중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규제 완화와 함께 시중 은행에 부동산 기업 자금 압박 해소를 지시했다. 그동안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들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중앙은행 런민은행과 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부동산 기업에 대출을 꺼리거나 만기 전 대출금 회수, 대출 중단 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부동산 기업의 합리적인 융자 수요를 차별 없이 만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정부도 부동산 기업이 기한 내 아파트를 완공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이라는 주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부동산 기업 대출을 확대하라는 지시다.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와 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으려는 중앙정부 규제에 따라 부동산 기업 지원이나 대출을 자제해 왔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같은 대형 부동산 기업이 디폴트 상황에 놓이게 됐다. 런민일보는 “부동산 기업 대출 확대는 연말 유동성 압박을 낮춰 신용 리스크가 터져나올 가능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통해 불안한 경제 전망을 안정시키고 시장 자신감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중국이 경제 성장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1조 위안(약 182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경기 부양 움직임이 감지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4%로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5.2%로 추정했다가 계속 하향 조정해 지난달에는 5%까지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산하 경제 분석업체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중국 성장률을 5%에서 5.2%로 올렸다. 여기에 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목소리로 ‘협력 강화, 충돌 방지’를 외치며 유화적 모습을 보이고 양국 경제 협력 확대가 예상되면서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이 일치된 것만은 아니다. 홍콩 유력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여러 기관의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오락가락한다”면서 “전문가들조차 중국 경제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정책 방향 등을 결정하는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차일피일 연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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