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反유대주의’ 발언에 “X 광고 중단” 행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0일 03시 00분


애플-IBM 등 주요 기업들 중단
‘오너 리스크’ 테슬라 주가도 급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반(反)유대주의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그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대한 광고 중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오너의 물의로 기업이 피해를 보는 ‘머스크 리스크’가 재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애플과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비롯해 빅테크 IBM 등이 X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가세했다.

이는 머스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동전쟁 와중인 15일 X에 게시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글에 동조하면서 시작됐다. 한 X 이용자가 “유대인들은 백인들에 대한 ‘변증법적 증오(dialectical hatred)’를 갖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당신은 실체적 진실(actual truth)을 말했다”고 답글을 달았다. 이는 유대인들이 미국 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다른 인종의 이민자들을 데려오고 있다는 반유대주의 음모론 중 하나다.

머스크는 또 미국의 비영리 유대인 인권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에 대해 “ADL이 내는 메시지와 인종차별에 관련된 모든 단체가 정말 불쾌하다”는 글도 올렸다. 구체적인 예도 없이 이들이 반(反)백인 메시지를 전파한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까지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적 증오를 조장하는 혐오스러운(abhorrent) 행위”라며 “반유대주의 뒤에 숨어 끔찍한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설화’에 별다른 악재가 없던 테슬라 주가까지 다음 날인 16일 3.81% 급락한 233.59달러(약 30만2900원)로 주저앉았다.

머스크는 18일 자신의 X 계정에 “다수의 대형 광고주는 언론 자유의 가장 큰 억압자”라며 광고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을 비난했다. 또 “월요일 법원이 열리면 (IBM, 애플, 오라클 등의 기업 광고가 X의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배치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미디어 매터스를 포함해 사기에 가까운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을 내겠다”고 썼다.

#일론 머스크#반유대주의#x 광고 중단#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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