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극우 성향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대표(53)가 1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40%대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국민이 ‘최소 정부’를 내걸고 혜성처럼 등장한 괴짜 정치인에게 권력을 맡긴 것이다.
다음달 10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9.3% 기준 55.7%를 얻어 현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44.3%)를 눌렀다. 현금 살포 등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한 집권 좌파를 외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밀레이는 당선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됐다. 이제 급진적인 변화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중앙은행 및 페소화 폐지, 미 달러 도입, 정부부처 축소, 장기매매 허용 등 극단적인 자유주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결과로 지난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잇따른 좌파 지도자 출현을 일컫는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의 집권 물결)’ 부활에 제동이 걸리고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당신(밀레이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글을 올렸다. 자신의 집권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차용했으며 자신 또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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