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부터 연명치료 중단…9월 생일축하 행사도 참석
2024년 美 대선까지 살아있을 경우 퇴임 후 8번째 대선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77년간 함께 한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세상을 떠나 홀로 여생을 보내게 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99세로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이다. 장수했던 것으로 유명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망 당시 나이보다 3살이나 많다. 그는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에 전이된 것이 발견돼 수술받은 바 있다.
이후 여러 건강 문제를 겪은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2월18일부터 카터 여사와 함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아왔다. 호스피스 돌봄은 보통 만성 질환이나 불치병으로 투병하는 시한부 환자들이 사망하기 전에 받는 치료 과정이다.
당시 지미카터센터는 성명을 통해 “암세포가 뇌와 간 등으로 전이돼 더 이상의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남은 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호스피스 돌봄을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 살아있다.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보통 환자의 경우 연명치료 중단 후 약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중에도 가끔 외부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9월23일에는 플레인스에서 열린 땅콩 축제에 로잘린 여사와 함께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카터 부부는 검은색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탑승해 축제를 즐겼다. 건강상의 이유로 차량에서 내리지는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과 사람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이 가장 최근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월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지미 카터 도서관에서 열린 그의 생일 축하 행사였다. 그의 생일 축하 행사는 당일인 매년 10월1일에 열렸지만 연방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으로 인해 올해는 하루 앞당겨 열렸다.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인 조시 카터는 지난 8월1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아버지가 ‘마지막 장’에 들어섰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호스피스 돌봄이 시작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도 살아있어 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이제 그가 100세를 넘어 내년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일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은 그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난 뒤 진행되는 8번째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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