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측근 김영철 전 노동당 대남비서를 당 요직에 재기용한 것은 한국에 대한 새로운 테러를 획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이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22일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 특보가 북한이 대남 테러공격을 감행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분석보고서를 전직 북한 간부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남비서는 2018년 북미정상회담 사전협상을 맡는 등 외교·대외 공작을 도맡은 김정은의 최측근이었으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정치적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1년 통일전선부장으로 사실상 강등된 후 통전부장 자리를 후배 리선권에게 넘겨준 데 이어 상임위원회 위원에서도 해임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해 6월 대남정책을 담당하는 당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당 정치국에 복귀하면서 영향력을 되찾고 있다. 북한에서 고문은 기관장을 지시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공작기관 정찰총국 수장이던 2010년 3월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폭침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2014년 김정은 암살 장면을 담은 영화를 제작한 소니 미국 자회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 한국과 미국에 수많은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고 산케이가 전했다.
고 특보는 보고서에서 김영철이 강경한 테러를 거듭하는 배경에는 ‘성공 체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케이는 “가문이 좋지 않았던 그(김영철)는 1980년대 한국과의 군사회담에서의 강경 발언이 김일성 주석의 마음에 들면서 출세했다”며 “2010년 대남 테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실적을 욕심낸 김정은의 신임을 얻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고 특보는 대미 협상 실패도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되찾기 위해 과거 수준을 넘는 대남 도발을 획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의 대남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는 등 김영철의 재등판 영향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는 게 고 특보의 설명이다.
고 특보는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도 북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기습에 더해 잠복이나 병력 이송에 장대한 지하터널을 이용한 전술은 북한으로부터 전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고 특보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김정은이 하마스 기습공격을 확인하면서 장사정포 유용성과 선제기습공격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군사모험주의 집착 성향을 증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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