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등, 세계 상위 1% 부유층 탄소 배출 조사
"하위 66% 배출량과 맞먹어…기후변화 불균형 주도"
억만장자 12명 배출량, 발전소 4.5개 年 배출보다 많아"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의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 사람 50억 명분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CBS가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국제 자선단체 옥스팜, 스톡홀름 환경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중 16%가 세계 상위 1%의 부유층(연간 소득이 약 1억8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에 의해 배출됐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66%, 즉 약 50억 명이 배출한 양과 같은 것이다.
옥스팜의 키아라 리구오리 기후정책 고문은 “하위 99%에 속하는 사람이 억만장자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만큼의 탄소를 배출하려면 약 1500년이 걸린다”라며 “기후변화를 불균형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2019년 배출한 것으로 분석된 59억t의 이산화탄소량은 약 13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지구 온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중 12명이 자신의 집, 이동 수단, 투자 등에서 약 17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으며, 이는 1년 동안 석탄 발전소 4.5개를 가동하는 것보다 많은 양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윌리엄 리플 생태학 교수는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탄소 불평등과 기후변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의 불평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부유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지원과 기후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엔(UN)도 탄소 불평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결과는 취약 계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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