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전문가 “北, 나쁜 것은 맞지만 미친 것은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6일 16시 18분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북핵 전문가가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비공개 토론회에서 “북한이 나쁜 것은 맞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선 ‘빈말뿐인 위협’이라며 한국의 대응에 자제를 당부했다.

우르창(吳日强) 중국 칭화대 교수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관계와 북핵 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빈말뿐인 위협에 한국이 과잉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북한은 나쁜 것은 맞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They are bad, not mad)”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CASIC)에서 탄도미사일 설계 업무를 담당한 공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는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핵무기 통제, 우주 안전 및 미중 전략 안정성 문제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21일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에 송공해 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지 나흘 만에 열렸다. 우리 정부로서는 중국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계기였다. 중국 측에서는 우 교수를 포함해 전문가 4명, 한국 측에서는 5명이 참석했다. 한국대사관은 토론회 개최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우 교수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보이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는 “우 교수 얘기는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많다는 얘기로 들렸다”면서 “중국이 북-러 미사일 협력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대해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다.

토론회에 참석한 또 다른 중국 측 전문가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를 주문했다. 장퉈성(張沱生)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전략적 이익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가교 역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통상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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