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쇼핑 행사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올해 온라인 판매액이 98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오프라인 판매 성적은 정체된 데다 연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미국인의 소비 광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온라인 소매업 매출 자료 제공 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24일) 온라인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9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53억 달러는 모바일 쇼핑으로 충동구매가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물가 급등으로 움츠러든 매출이 올해 물가 둔화에 따라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수감사절 당일(23일) 온라인 매출액도 전년 대비 5.5% 증가한 55억 달러(약 7조2000억 원)로 2017년(29억 달러)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11월 셋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는 연간 할인 폭이 가장 커서 연말 경기 척도로 꼽힌다.
다만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열기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뉴욕 주요 백화점 및 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전 6시에 문을 연 메이시스 백화점 앞에 줄 선 사람들은 대부분 “궁금해서 와봤다”는 해외 관광객이었다. 신용카드 기업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가량 늘었지만 온라인 매출은 8%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미 유통업체들은 연말 소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효과가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예산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면서 ‘구매 후 결제’ 건수가 전년 대비 47% 급등했다. 제프 제넷 메이시스 백화점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에서 “시작은 좋았으나 아직은 (연말 소비 성향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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