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을 찾은 에마 왕 씨(39)가 23일 미 NBC 뉴스에 “평소에는 30분 정도만 기다리면 되는데 대기 시간이 훨씬 길다”고 했다. 진료 결과 그의 딸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왕 씨는 “딸의 친구 5명도 같은 폐렴에 걸렸다”고 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소아에게 주로 발병한다. 한국에서도 3, 4년 주기로 유행한다.
24일 미 CNN에 따르면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폐지한 후 첫 겨울을 맞이한 중국에서 베이징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아 폐렴 환자가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등이 발병한 중국에서 소아 폐렴까지 유행하자 전 세계 보건당국 또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새로운 병원체나 변종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유행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독감), 코로나19 등 기존에 알려진 병원체가 원인”이라고 보고했다. 다만 WHO는 “위험을 온전히 평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한적인 상태”라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의료 체계가 열악한 것이 의료 과부하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대기자 700명, 대기 시간 13시간’이라고 적힌 병원 안내판 사진, 병원 대기실에서 수액을 맞는 어린이 환자의 사진 등이 돌고 있다. 베이징의 한 어린이병원 또한 최근 “일일 외래 환자 수가 7000명을 넘겨 진료 능력의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공개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9월 발령된 독감 주의보가 현재까지 해제되지 않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수도 한 달 새 2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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