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중 큰 태국인 1만명 귀국
채소 생산-젖소 사육 등 큰 타격
자원봉사자-스리랑카인 채용 나서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키부츠(집단농장)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중 가장 비중이 큰 태국인 상당수가 귀국하자 키부츠는 국내 자원봉사자로 노동력을 메우는 실정이다.
미국 CNN방송은 26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태국인 노동자 3만여 명 중 1만여 명이 귀국해 키부츠 일손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하마스 공격이 집중된 가자지구 주변 키부츠들에서 일하던 태국인 약 6000명이 대부분 떠나면서 이 지역 노동력 부족은 더 심각하다. 이스라엘에서 소비되는 채소 75%는 가자지구 남쪽 키부츠 등지에서 재배된다.
CNN은 “이스라엘 경제가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임금 농장 인력은 외국인 노동자로 채웠다”며 “1990년대 이후 팔레스타인과 무력 분쟁이 빈번해지자 농장일을 팔레스타인인 대신 주로 태국인들이 맡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태국 내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1만5412밧(약 57만 원)인 반면 이스라엘에서 일하면 5만5000밧(약 204만 원)을 벌 수 있다.
키부츠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이스라엘 자원봉사자 약 5만 명이 지원했지만 기술 숙련도가 떨어지고 인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가자지구 인근에서 채소 농장을 하는 요시 인바 씨는 “노동력 부족으로 이미 토마토 재배는 포기했다”고 말했다. 젖소를 사육하는 스티비 마커스 씨는 “현재 자원봉사자 4명이 우유 짜는 것을 도와주고 있지만 미숙련 봉사자들이 젖소 350마리를 돌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귀국한 태국 노동자들 복귀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스리랑카를 비롯한 다른 국가 노동자 5000여 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전쟁으로 태국인은 39명 숨져 외국인 사망자 중 가장 많았다. 납치된 태국인 25명 가운데 만삭이던 임신부는 억류된 상태에서 출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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