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빨간 맛이 컵라면의 본고장, 일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K드라마와 K무비의 인기 몰이 그리고 한국 방문객 수 증가에 힘입어 한국 기업들이 출시한 제품이 인기를 모으자 이제는 일본 내 대형 컵라면 제조사들도 잇따라 한국 요리를 콘셉트로 한 다양한 컵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불닭볶음면 히트로 더 다양해진 K컵라면 세계
일본에서 가장 먼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한국 컵라면은 농심 ‘신라면’이다. 지난 1987년 열도 시장에 진출한 후로 맵지만 맛있는 라면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일본 수출용으로 만든 ‘농심 재팬 신라면 게키카라(激辛) 컵’은 지난 7월 아마존 재팬·라쿠텐·야후쇼핑 등 온라인몰 매출 랭킹 등을 바탕으로 한 ‘격하게 매운 컵라면’ 인기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소위 ‘불닭 챌린지’로 인기를 끈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일본 한정판으로 야키소바맛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해외 수출용으로 ‘김치 불닭볶음면’을 개발하는 등 꾸준히 K-빨간 맛을 전파하고 있다.
◇한국 회사보다 더 적극적인 日 기업들의 K-플레이버 열풍
일본 식품 회사들의 K푸드 사랑도 뜨겁다. 일본 컵라면의 대표 주자 ‘닛신(日清)’은 홍콩반점0410와 협업을 통해 짜장면 컵라면을 출시하는가 하면 산요식품은 ‘하남돼지집’과 손잡고 ‘삼겹살풍(風) 라멘’을 개발했다.
‘풍’자를 붙이는 이유는 100% 삼겹살 라면이 아닌 삼겹살 라면의 콘셉트를 따 비슷하게 맛을 만들어낸 상품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에서 불었던 중국 마라탕 열풍과는 다르게 한 가지 메뉴가 단독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식 메뉴가 전반적으로 상품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닛신이 자체 제작한 순두부찌개·설렁탕 맛 컵우동, 묘조식품(明星食品)의 ‘부대찌개 라멘’, 닛신의 ‘돌솥비빔밥’ 컵라면, 로손편의점의 ‘페양그 곱빼기 치즈 닭갈비풍 야키소바’ 등 다양한 한국 요리 맛을 구현한 컵라면이 출시되고 있다. 그야말로 K드라마·K팝에 이은 K푸드 전성기다.
일본 소비자들 역시 한국의 매운맛에 눈을 뜨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풍 컵라면’을 일본어로 검색하면 수많은 후기가 쏟아지는데, 한국의 매운맛에 놀란 나머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컵라면 너무 맵다고. 어떻게 된 거야?”라며 항의하고 싶을 정도라는 글까지 올라올 정도다.
일본에서 만든 한국의 맛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현해탄을 건너 역수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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