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새끼 코끼리와 접촉 사고를 낸 승용차가 성체 코끼리들에게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각) 스트레이츠타임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말레이시아 페라크 지역 한 고속도로에서는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에는 말레이시아 남성과 아내 그리고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탑승해 있었다. 해당 지역은 이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씨로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남성이 커브 길을 따라 핸들을 꺾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묵직한 충격이 느껴졌다. 그는 도로에 나와 있던 새끼 코끼리를 미처 보지 못하고 들이받은 것이다.
이후 새끼 코끼리가 바닥에 나뒹굴자 근처에서 이를 본 다른 코끼리 5마리가 한꺼번에 남성의 차량으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다가온 코끼리 떼는 남성의 차량을 공격했다. 공개된 차량 사진에 따르면 차량의 앞 범퍼, 양쪽 문, 창문이 완전히 파손됐다.
위협을 이어가던 코끼리들은 쓰러져 있던 새끼 코끼리가 다시 일어나자 함께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다행히 피해 가족들은 다치지 않았다”며 “고속도로에 코끼리들이 무리 지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을 지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보호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말레이시아의 개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는 급격한 고속도로 개발로 야생 코끼리들이 숲을 잃고 있다”며 “먹이를 찾기 위해 도로로 나오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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