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쿄에 있는 한 사찰이 소장한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나섰다. 고려대장경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29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무과학성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할 후보로 도쿄 사찰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각각 선정했다.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만들어진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인쇄물이다.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유물로 총 1만 2000점에 달한다.
문부과학성은 “이 인쇄물은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이라며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고 등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등재를 목표로 올해 안에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귀중한 기록물들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가치 있는 기록유산을 선정하는 사업으로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가별로 2년마다 최대 2건을 등재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하나여서 일본이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한다면 한국 불교계 등으로부터 반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2021년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지만 등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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