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정부 요원 지시받고 살인 청부”
인도 국적 피의자 재판에 넘겨
WP “美-인도 관계 큰 영향 없을듯”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을 해온 인도계 미국 시민권자에 대한 암살 계획에 인도 정부 요원이 연루돼 있다고 미국 검찰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캐나다는 올 6월 자국민 시크교도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사망 사건의 배후로 인도 정부 보안 요원을 지목했는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지검은 이날 시크교 분리주의자인 구르파트완트 싱 파눈에 대한 암살 시도 혐의로 인도 국적 니힐 굽타를 기소하며 공소장을 공개했다. 파눈은 뉴욕을 기반으로 한 시크교 단체인 ‘정의를 위한 시크(Sikhs for Justice)’ 법무 책임자이다. 인도는 2020년 그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굽타는 6월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해 파눈을 살해하는 대가로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굽타가 고용한 청부업자는 위장한 미국 정보요원이었다. 굽타는 암살 시도 실패 후 6월 말 체코에서 미국 요원에게 체포됐다.
조사 결과 굽타는 인도 경찰 출신 정부 보안요원에게 구체적인 암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굽타는 인도에서 마약 및 무기 밀매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는데 해당 요원은 굽타에게 인도 내 범죄 혐의를 무마시켜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뉴욕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굽타는 또 캐나다에서 괴한에게 암살된 니자르 역시 표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8월 윌리엄 번스 CIA 국장 등을 인도에 보내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올 9월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암살 사건 이후 인도와 큰 마찰을 빚었던 캐나다와 달리 미국과 인도 관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미국은 시크교도 및 소수자 인권 탄압에 대한 우려보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향한 지정학적 애정이 더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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