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기술로 연주 모션 따와
고별공연서 ‘아바타 밴드’ 공개
팝그룹 아바도 작년부터 시작
올해 결성 50주년인 미국 하드록 밴드 키스(KISS)가 고별 공연에서 자신들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3D 아바타 밴드를 공개했다. 키스는 앞으로 아바타 밴드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2020년 걸그룹 에스파가 아바타 멤버들을 소개하고 버추얼(가상현실·VR) 아이돌 그룹까지 활동하는 K팝처럼 해외 록과 팝 시장에도 아바타 무대가 열리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일 미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MSG)에서 열린 키스의 고별 공연 마지막 무대가 끝나자 키스 멤버 4명의 아바타 영상이 스크린에 떠올랐다. 이 아바타 밴드는 키스가 게임이나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기타리스트 폴 스탠리(71)의 아바타는 손끝에서 분홍빛 번개를 쐈고 베이시스트 진 시먼스(73)의 아바타는 등에 거대한 박쥐 날개를 달았다. 공연장 공중에 걸린 대형 스크린 4개에는 아바타 홀로그램 영상이 나왔다.
미 과학기술 매체 더버지는 “(2049년 도시 풍경을 상상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연상된다”고 평했다. 이날 아바타 밴드 움직임은 키스 멤버 4명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특수 장비가 달린 옷을 입은 채 실제 공연을 하듯 연주하는 것을 모션캡처 기술로 따온 것이다.
키스는 아바타 활동을 공식화한 첫 미국 밴드다. 이날 스탠리는 고별 공연을 마치며 “끝은 곧 시작이다. 우리는 물러나지 않는다. 언제든 새로운 곳에서 우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스는 “구체적 활동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아바타 밴드를 활용한 각종 활동으로 제2의 공연 이력을 쌓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보기술 전문 월간지 패스트컴퍼니는 “키스가 지식재산권(IP)으로 승천했다”고 전했다.
3D 아바타 밴드 활동은 스웨덴 전설적 팝그룹 아바(ABBA)가 앞장서고 있다. 아바는 지난해부터 영국 런던에서 ‘아바 아바타’ VR 공연을 하고 있다. 누적 관객이 190만 명에 이르고 매출도 매주 200만 달러(약 2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바 아바타를 기획한 아바 멤버 비에른 울바에우스(78)가 키스 아바타 밴드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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