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가자지구 지하터널에 바닷물을 퍼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땅속에 은신해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을 바닷물로 몰아내려는 작전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달 중순 가자지구 알샤티 난민캠프에서 약 1.6㎞ 떨어진 지점에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한 대형 해수펌프를 설치해 둔 상태다.
최소 5개의 펌프를 마련했으며, 이는 시간당 수천㎥의 지중해 해수를 끌어와 하마스 지하 터널을 물에 잠기게 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수백 ㎞에 달하는 터널을 구축해 작전 기지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 작전을 시작한 10월27일 이후 현재까지 터널 입구 약 800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달 초 터널 침수 계획을 미국에 알렸으며, 이 계획의 군사적 가치와 환경 영향, 실현 가능성을 놓고 당국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의가 촉발했다고 미 관계자는 전했다.
찬성론자들은 이 방법이 하마스 은신처를 영구적으로 파괴하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널이 물에 잠기면 하마스 대원들이 지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으며, 주요 군사 수단도 파괴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터널과 주변 지반의 세부사항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도 가본 적 없는 터널 안에서 물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몰라 방법이 효과적일지 알 수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이 계획은 토양으로 스며든 바닷물이 수질에 영향을 미치고, 농작물 재배를 어렵게 만들거나 식수 부족난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문제로 제기된다.
다만 미 관리들은 WSJ에 “계획이 실현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모른다”며 “이스라엘이 계획을 실행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것도, 계획을 배제한 것도 아닌 상태”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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