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 후유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장료를 인상하고, 휴관 일을 늘린데 이어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 수는 여전히 저조한데 인건비 등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400여 명 임직원 중 10여 명을 감원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술관 측은 “다른 미술관들처럼 비용 상승으로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입장료를 인상하고 가능한 모든 비용을 절감해 적자를 줄이려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직원 수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원 규모는 전체의 2.5% 수준으로 부국장급과 커뮤니케이션팀 일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겐하임미술관의 감원은 최근 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겪고 있는 재정난을 반영한다고 NYT는 평했다. 코로나19 이후 관람객 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인건비와 운용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큰 탓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앞서 올 8월 입장료를 성인 기준 25달러(3만3000원)에서 30달러(3만9000원)로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도 입장료를 30달러로 올렸고, 올 10월 뉴욕 현대미술관(모마)도 입장료를 올려 ‘30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모마가 입장료를 올린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모마는 “입장료 인상이 미술관의 재정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도 지난달 “2019년 대비 관람객수가 35% 줄었다”며 직원 20여 명 감원을 단행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미술관은 최근 전체 임직원의 8%에 해당하는 2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달부터 폐장일을 하루 더 늘리기로 했다. 일주일에 이틀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댈러스 미술관 측은 “감원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우리는 비용 상승, 정부 지원금 만료, 팬데믹 이전에 비해 줄어든 관광객 수 등 ‘포스트 팬데믹’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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