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미술관도 감원…팬데믹-인플레 후유증 앓는 美 미술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5일 14시 57분


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경. 구겐하임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 후유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장료를 인상하고, 휴관 일을 늘린데 이어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 수는 여전히 저조한데 인건비 등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400여 명 임직원 중 10여 명을 감원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술관 측은 “다른 미술관들처럼 비용 상승으로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입장료를 인상하고 가능한 모든 비용을 절감해 적자를 줄이려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직원 수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원 규모는 전체의 2.5% 수준으로 부국장급과 커뮤니케이션팀 일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겐하임미술관의 감원은 최근 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겪고 있는 재정난을 반영한다고 NYT는 평했다. 코로나19 이후 관람객 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인건비와 운용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큰 탓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앞서 올 8월 입장료를 성인 기준 25달러(3만3000원)에서 30달러(3만9000원)로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도 입장료를 30달러로 올렸고, 올 10월 뉴욕 현대미술관(모마)도 입장료를 올려 ‘30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모마가 입장료를 올린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모마는 “입장료 인상이 미술관의 재정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도 지난달 “2019년 대비 관람객수가 35% 줄었다”며 직원 20여 명 감원을 단행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미술관은 최근 전체 임직원의 8%에 해당하는 2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달부터 폐장일을 하루 더 늘리기로 했다. 일주일에 이틀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댈러스 미술관 측은 “감원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우리는 비용 상승, 정부 지원금 만료, 팬데믹 이전에 비해 줄어든 관광객 수 등 ‘포스트 팬데믹’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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