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한일 경제협력체, EU 같은 단일시장 모델로 가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5일 15시 17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현지 시간)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한일 경제연합체가 본격화하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저성장이라는 한일 양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미중 전략 경쟁과 북한 위협에 따른 안보 위협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이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에서 개최한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으나 지금은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으며 큰 시장이던 중국은 이제 강력한 경쟁자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문제에 함께 직면해 있으며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EU 같은 경제 협력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날 TPD에 참석한 한미일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도 한일 및 한미일 경제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비롯한 한미일 3국 협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한미일이 5, 6개 핵심 기술을 지정해 공급망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경제 보복 공동 대응 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무엇이 가장 민감하고 우선순위에 있는 기술인지 공동 리스트를 만들어 이 기술들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원재료와 공급망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전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에 대해 ”한일 정부가 독일과 프랑스의 유럽석탄철강공동체 같은 형태의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한일 정부가 이를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한미일) 3국 협력을 총괄하고 조율할 수 있는 3국 협력 사무국을 조속히 설립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대사도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에 “매우 좋은 생각”이라며 “한일 간 가장 중요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부터 시작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경영진 개편에 대해 “새로운 경영진에게, 또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오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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