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의회 승인없이 ‘긴급 조치’로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10일 10시 27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긴급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생략하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전날 연방 하원에 무기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의 긴급 조항을 발동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연방 하원은 탱크 포탄 1만3000발을 구입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요청을 심사 중이었는데, 긴급 조항 발동으로 즉시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외국에 무기를 팔기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긴급조항을 발동할 경우 승인 없이도 무기를 판매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 정부는 의회 승인 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긴급 조항을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우크라이나 등 다른 국가에 무기를 수출한 적은 있지만,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이후로 처음이다.

특히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자 증가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커지고 있는 만큼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원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전날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나왔다.

전날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프랑스와 일본 등 13개국이 찬성했고, 영국은 기권했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11년 간 국무부에서 근무한 조시 폴 전 의회 및 대외 업무 담당 국장은 “미국이 유엔의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신속하게 제공한 것을 보니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미국의 방침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전쟁범죄에 대해 동조할 위험이 있다”고 반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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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0 15:14:22

    안보리에서 휴전 반대해서 무기 수출로 돈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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