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권 찾으려는 日, 2년만에 TSMC공장 ‘광속’ 건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3일 03시 00분


24시간 공사로 5년서 기간 단축
내년 2월 준공… 16나노 첫 생산
日, 추경에 보조금 14조원 책정
대만 반도체 공장 잇달아 유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짓고 있는 현지 공장 준공식을 내년 2월 갖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2022년 2월 착공 후 1년 10개월여 만이다.

TSMC 구마모토 공장은 일본 정부가 잃어버린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고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갖추기 위해 유치한 프로젝트다. 일본 정부는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가량인 4760억 엔(약 4조3058억 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TSMC는 24시간 쉬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며 통상 5년가량 걸리는 건설 공정을 2년으로 단축했다.

준공식은 내년에 열리지만 공장 가동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현지 공장에는 이미 반도체 생산 설비 및 기계가 반입되면서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 10월 기준 구마모토 현지에서 이미 800명을 고용해 설비 설치에 투입했다. 이 공장은 일본 최초 16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생산 능력을 갖춘 12인치 웨이퍼 반도체 생산 시설이다. 내년 2분기(4∼6월) 초부터 정식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왕메이화(王美花) 대만 경제부장은 대만 매체 인터뷰에서 “TSMC 일본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협력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일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 준공식에는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 일본 정부 고위층, 반도체 공급망 관련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될 차기 대만 총통이 준공식에 초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TSMC는 구마모토에 2공장을 짓기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3공장 건설까지 검토하고 있다. 3공장에서는 첨단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일본 진출 러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만 3위 파운드리 업체인 PSMC는 일본 금융기업 SBI홀딩스와 함께 미야기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PSMC는 자동차 강국인 일본 진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현재 10% 미만인 차량용 반도체 비율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보조금 1400억 엔을 쥐여주며 지원에 나섰다.

황충런(黄崇仁) PSMC 회장은 일본 매체 인터뷰에서 “TSMC는 (소니 등과의) 합작으로 특정 업체를 위한 공장을 짓지만 우리는 모든 일본 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한다”며 “설계를 포함한 반도체 기술 기반을 일본에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확정한 추가경정예산에 자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보조금으로 1조5450억 엔(약 14조 원)을 책정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TSMC, 라피더스 등 보조금을 받아 공장 건설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추가 보조금 예산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은 엔저 장기화에 적극적 보조금 지급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에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일본#tsmc#광속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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