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전쟁 피해 연상시키는 캠페인 ‘뭇매’…광고에도 ‘때’가 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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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킷' 캠페인에 흰 천에 싸인 마네킹, 깨진 조형물 등장
"가자지구 참상 의도했냐" 비난 쇄도…공개 하루만에 삭제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가 지난 11일(현지 시간) 공개한 ‘더 재킷’ 캠페인 이미지가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강하게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하루 만에 광고를 삭제했다고 뉴욕타임스, BBC 등 외신이 12일 보도했다.

논란이 된 ‘더 재킷’은 80년대 슈퍼모델 크리스틴 맥메너미와 유명 사진작가 팀 워커가 참여한 2024년도 자라 글로벌 캠페인이다.

공개된 사진에서 모델은 흰 천 등으로 감싸진 마네킹을 등에 지고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흰 천에 싸인 동상이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이 담겼다. 배경에는 금 간 돌, 부서진 조각상, 깨진 조형물 등 파괴된 요소들이 배치됐다.

소비자들은 해당 이미지들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투가 격화되며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는 폭격으로 파괴됐다.

특히 아랍권을 중심으로 자라 불매 운동이 전개됐고, 튀니지에서는 일부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자라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점화됐다.
결국 자라는 공개 하루 만인 12일 광고를 모두 삭제했다. 논란이 된 사진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전인 9월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 측은 “해당 광고로 불쾌함을 느낀 분들에게 죄송하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며 사과했다.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 명에 달한다.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약 1만8000명,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민간인 약 1200명, 군인 115명 가량이다.

외신은 현 상황에서 ‘더 재킷’을 공개한 자라의 선택은 “시사 이슈를 고려하지 않은 마케팅”이라고 평했다. 뉴욕 타임스는 흰 천에 싸인 시신을 끌어안고 있는 전쟁 피해자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자라의 광고는 ‘시기상조’임을 시사했다.

한편, 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인도주의적 결의안이 채택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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