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공식 출범한 폴란드 새 연립정부가 “이전 정부가 체결한 무기 도입 계약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권 교체에 따라 한국 방산업체들과 맺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계약이 ‘묻지 마 파기’될 우려는 일단 덜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전날 의회 국정연설에서 “군비 증강을 통한 군 현대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부패가 연루된 경우를 제외한, 전 정부가 체결한 모든 무기 도입 계약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투스크 총리는 13일 공식 취임했다. 새 총리의 발언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의 무기 수출 계약은 그대로 이행될 확률이 높아졌다.
앞서 이번 연립정부를 주도한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이 10일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전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밝히며 국산 무기 수입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지 우려가 제기됐다. 새 정부 국방장관 물망에 오른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농민당(PSL) 대표도 “(전 정부가 10월 15일 총선 이후 체결한 계약들에 대해) 분석과 평가를 거칠 것”이라며 이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다만 국내 방산업체의 향후 무기 수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폴란드 새 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사안은 면밀히 재검토하면서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 대한 높은 방산 의존도를 재고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이 “전 정부가 (총선에서 패배한) 10월 15일 이후 서명한 합의는 파기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총선 이후 성사된 계약은 파기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7월과 10월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업체로부터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천무 288문 등을 구매하겠다는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폴란드와 17조 원 규모의 ‘1차 실행 계약’을 맺었고, 이달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4000억 원 규모의 ‘2차 실행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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