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진 ‘아침형 인간’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특정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있으면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과학저널 ‘지놈 바이올로지 앤드 에볼루션’(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현대 인류의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과 또 다른 멸종 고대 인류 종인 데니소바인의 DNA와 비교했다. 이들은 유럽 수십만 명의 건강·유전 정보를 활용했다.
그 결과 밤낮 생체리듬과 연관된 246개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이 중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나온 특정 유전자들을 가진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프라 교수는 “우리는 많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변이가 아침형 인간이 될 경향과 일관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오늘날 인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밤낮의 길이가 1년 내내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다.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고위도로 이주했다. 고위도 환경은 여름에는 낮이 길어지고 겨울에는 짧아진다. 따라서 그들은 기원전 40만 년부터 밤낮의 시간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새로운 생체 리듬을 지니게 됐다.
카프라 교수는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는 생체 리듬과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를 더 빨리 파악하고 적응하는 사람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유럽인·아시아인 유전자의 2%가량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럽과 아시아 사람 중 네안데르탈인의 특정 유전자 영향으로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연구진은 이들이 바로 타고난 ‘아침형 인간’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슈아 어키 프린스턴대 교수는 일부 네안데르탈인 유전체가 아침형 인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아침형 인간을 결정하는 변수는 매우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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