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을 맡았던 배우 매슈 페리(사진)가 항정신성의약품 케타민을 과다 복용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10대부터 일생에 걸쳐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 페리는 최근 치료 목적으로 케타민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5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카운티 검시국은 “부검 결과 페리의 사인은 ‘케타민 급성 부작용’”이라며 “관상동맥 질환, 약물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부프레놀핀’ 부작용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는 올 10월 2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열흘 전 의료진에게 케타민을 투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부검 결과에서는 페리가 30여 년간 줄곧 중독 문제를 겪었음에도 최근 19개월간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는 중독 탓에 여러 차례 생사의 문턱까지 갔지만 재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회고록에는 “30년간 중독을 치료하고자 쓴 비용이 총 900만 달러(약 121억 원)”라고 토로했다. 재활 시설에만 15번 입소했고 치료를 위한 모임에도 6000회 나갔다고 썼다.
동료 중독자 재활 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에는 자신의 해변가 저택을 개조해 남성 중독자 재활 시설을 운영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이듬해 백악관 표창을 받았다. 사망 1주일 뒤에는 그의 유산을 활용해 중독자 재활 지원을 돕는 ‘매슈 페리 재단’도 출범했다.
페리는 생전 ABC방송 인터뷰에서 “누가 술을 끊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하면 바로 손을 내민다. 나 역시 정말 많이 넘어져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재활에 성공한 사람의 눈에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면 나도 구원받는 기분이 든다. 우리가 서로를 돕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