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들도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한 오랜 가족이나 친구를 기억하고 알아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유인원인 침팬지와 보노보(콩고강 열대우림 지역에 서식하는 영장류의 일종)가 마지막으로 만난 지 25년 이상 지난 옛 친구나 가족의 사진을 인식할 수 있으며 오랜 친구의 사진에는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크리스토퍼 크루페니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인원들과 함께 일하며 마지막으로 본 것이 몇 년이 지났음에도 자신을 알아보는 것을 느낀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이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소 9개월에서 최대 26년 동안 서로 만나지 못한 개체의 사진을 선정해 실험에 참여한 유인원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분석했다. 이후 유인원에게 면식이 있던 유인원과 그렇지 않은 유인원의 사진 두 장을 보여주고 유인원이 어떤 사진을 더 오래 바라보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유인원들은 마지막으로 본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에 상관없이 면식이 있는 유인원의 사진을 훨씬 더 오래 바라봤다. 심지어 친하게 지냈던 유인원의 사진을 특히 더 오래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인원의 사회적 기억력은 26년을 넘는다”며 “이는 약 48년까지 기억할 수 있는 인간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크루페니 교수는 “이것은 이 동물들에게는 일종의 평생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생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로라 루이스는 “유인원이 함께 생활한 친구나 가족을 기억하는 것을 이번 실험으 알아냈다”며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여겨져 왔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노보가 우리 세대에서 멸종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인원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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