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거대한 비둘기로 돌변하면서 가장 비관적인 전략가들까지 랠리에 올라탈 기세다. 월가에서 가장 비관적인 모건스탠리는 뉴욕 증시의 강세장을 인정했고 골드만삭스까지 내년 전망을 벌써 상향 조정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뉴욕 증시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내년 목표가를 5100으로 8% 상향 조정했다. 내년 목표치를 설정한지 한 달 만에 높여 잡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하락으로 증시 훈풍을 기대했다.
골드만은 지난 15일 투자 메모에서 향후 경기 순환 업종과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기업들이 향후 상승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가총액 상위 7개 대형 성장주 및 기술주(매그니피센트7) 그룹이 S&P 500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올해와 대조적이다.
골드만은 “앞으로 금리 하락기의 성장이라는 새로운 체제에서는 대차대조표가 취약한 주식, 특히 경제 성장에 민감한 주식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주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역사적 긴축의 종료를 시사하며 금리인하 논의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비둘기파(완화)로 돌변하면서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까지 2%도 남겨 놓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연준이 3월, 4월, 5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p)씩 낮춘 다음 나머지 2개 분기 동안 25bp씩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 연준의 기준금리는 현재 5.25~5.5%에서 4~4.25%로 125bp 떨어진다. 연준이 내년 금리를 75bp 인하할 것으로 예고한 것과 괴리가 있다.
월가에서 대표적 곰(약세론자)으로 유명한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지난주 연준의 변화에 대해 “주식시장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성장을 유지하는 데 더 집중하기 시작하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는 주식에 긍정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유가도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낮아지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풍부한 원유 생산을 근거로 내년 평균 유가 전망치를 12% 낮췄다.
CNN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은 17일 메모에서 국제원유 벤치마크 브렌트유의 2024년 전망치를 배럴당 92달러에서 81달러로 끌어 내렸다.
19일 오후 아시아 거래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78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가을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중반까지 오르며 13개월 만에 최고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에도 유가는 하락세다.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전망치 하향의 배경으로 “미국 셰일 원유의 시추 속도와 유정의 지속적 증가”를 들었다.
미국에서 기록적 원유 생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올해 원유생산은 일평균 1290만배럴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역시 일평균 1310만배럴로 사상 최고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셰일원유 업계는 올해 베네수엘라 생산에 상응하는 원유 공급을 더했다. 미국의 셰일업계는 OPEC의 이른바 자발적 추가 감산를 사실상 무력화할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 중국에서 성장이 계속 둔화하며 수요가 감소할 위험은 남아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 중국 경제 반등, 미국의 완만한 침체 가능성이 유가의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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