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동부 원주민 마을 우잘우잘에 열대 저기압 사이클론이 강타하며 피해가 잇따랐다. 마을이 물에 잠기며 주민들이 대피하는 것은 물론 불어난 물을 따라 악어와 왈라비까지 목격됐다.
19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퀸즐랜드주를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기록적인 비가 쏟아져 퀸즐랜드 지역의 여러 마을이 고립됐다.
지난 14일부터 호주 북동부에는 사이클론 재스퍼의 영향으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퀸즐랜드주 툴리와 케이프 멜빌에는 400~1000mm, 케언스와 쿡타운에는 국지적으로 1200~1600mm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BBC는 일부 지역에는 1년 치 비가 사흘 만에 퍼부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사망자나 실종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폭우로 인한 홍수가 최악의 홍수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하며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
케언스 공항 활주로에 물이 차며 공항이 폐쇄됐고, 전력과 도로도 차단됐다. 넘쳐흐르는 물에서 악어와 왈라비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나, 강물은 며칠 동안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BBC는 “여러 강이 1977년 홍수 당시 세운 기록을 깨뜨릴 것으로 보인다”며 “데인트리 강은 24시간 동안 820mm의 물이 들어오며 이미 이전 최고 수위인 2m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마일스 퀸즐랜드 주총리는 ABC뉴스에 “이번 자연재해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치누크 헬리콥터 두 대가 구조를 위해 이동 중”이라며 “주민들을 우잘우잘에서 쿡타운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쿡타운에 도착하면 의료, 음식, 샤워 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우잘우잘의 상황이 불편하거나 안전하지 않다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대피해달라”고 덧붙였다.
주 관리들은 이번 재난으로 인한 피해액이 10억 호주달러(약 8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호주 동부는 최근 몇 년간 잦은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현재는 엘니뇨에서 기인하는 산불이나 사이클론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겪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