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중독돼 29년을 마비된 채 산 中 미녀 여대생, 50살로 사망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4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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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재능 시기한 동급생 용의자 지목됐었지만 무혐의 처리돼
“조부·당숙 정치적 배경으로 기소면하고 보호받았다” 추측 제기돼
중국 공안 “법따라 수사…어떤 타협도 없었고 수사 방해도 없었다”

1994년 의문의 중독 사건 희생자였던 중국 여성 주링이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50세로 사망했다고 그녀가 다니던 칭화(淸華)대학이 23일 대학 웨이보 계정을 통해 밝혔다.

BBC에 따르면 주링은 베이징 칭화대 화학과 학생으로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 탈륨에 중독돼 마비됐고, 거의 실명했으며, 뇌 손상을 입어 24시간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했다.

중독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해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주링의 룸메이트이던 화학과 동급생 쑨웨이가 조사를 받기는 했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쑨웨이는 1997년 용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녀는 소셜미디러를 통해 여러 차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이름도 바꾸었다.

주링은 1994년 말 복통과 탈모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몇 달 후 혼수 상태에 빠졌다. 베이징 퉁런병원의 의사들은 1995년 4월28일 그녀가 무색 무취의 탈륨에 중독된 것으로 진단했다.

당시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쑨웨이는 칭화대학에서 탈륨 화합물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그녀는 탈륨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학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주링의 가족과 지지자들은 쑨웨이가 주링의 미모와 음악적, 학문적 업적을 시기한 것이 범행 동기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쑨웨이는 그러나 자신과 주링 사이에 어떤 적대감도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2013년 당시 쑨웨이가 거주하던 미국의 백악관 웹사이트에 미국이 쑨웨이를 조사하고 미국에서 추방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이 올라왔다. 이 탄원서는 쑨웨이의 할아버지와 당숙이 강력한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었으며, 그녀가 탈륨에 접근할 권한과 동기를 모두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어떤 젊은이도 주링럼 고통받아서는 안 되며, 우리는 그녀와 가까운 사람들의 비통함을 이해할 수 있다. 주링의 중독은 비극”이라고 말했지만 쑨웨이애 대한 조사 및 추방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해 중국 공안국은 증거가 거의 없고 사건 발생 후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사건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쑨웨이의 조부 쑨웨차와 베이징 부시장을 지낸 다른 친척 때문에 쑨웨이가 기소되지 않았으며, 공안으로부터 보호를 받았다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2013년 수사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수사팀은 법에 따라 일했고, 수사는 어떤 식으로든 타협하지도, 또 방해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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