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근거지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였다. 2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화에서 IDF 공격의 저(低)강도 전환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실효는 없어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 24일 이틀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와 뷰레지의 난민 캠프 등 세 곳을 공습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 하루 IDF 공격으로 알 마가지 난민 캠프 등에서 적어도 7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알 마가지 난민 캠프 공습에 대해 IDF 측은 “확인하는 중”이라고 AFP 통신에 밝혔다.
22일부터 사흘간 공격에서 IDF 장병 15명이 전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 등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매우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면서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를 언급하며 “(미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 전했고 미국은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중동 전쟁 초기 미 정부가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만류했다는 23일 미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미국은 이스라엘 군사 활동을 억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 압력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이 공격 강도를 조절할 것 같은 모습을 최근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하루 만에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호전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가자지구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애도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NYT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의 개신교 교회 문터 아이작 담임목사는 “매일 건물 잔해에서 아이들을 끌어내는 장면을 뉴스로 본다”며 “우리는 이제 가자지구 건물 잔해 아래서 신(神)을 찾는다”고 애통해 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세계 평화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교황은 “오늘 밤 우리 마음은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평화의 왕이 다시 한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그분은 오늘날에도 세상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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