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필리핀, 남중국해 영유권 두고 설전 가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7일 10시 11분


필리핀 군 대변인 "반칙 저지르는 건 중국"
중국 외교부 "벼랑끝에서 멈춰라" 필리핀 경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 간 설전도 가열되고 있다.

필리핀군 대변인인 메델 아길라르 대령은 26일(현지시간) 필리핀 P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분쟁을 유발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국제법을 따르고 있으며, 우리가 주권을 가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국내법을 이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아길라르 대령의 이런 발언은 중국 외교부와 중국당기관지 런민르바오의 사설격 칼럼에 반발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최근 필리핀은 런아이자오(세컨드 토머스 암초. 필리핀명 아융인) 등을 빌미로 문제를 일으키고, 역외 세력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중국은 어쩔수 없이 필요한 조치를 통해 단호히 대처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또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는 변함없다”면서 “필리핀이 ‘현애늑마(절벽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서기)’를 바라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런민르바오는 25일자 사설 격인 ‘중성(鐘聲)’ 칼럼에서 “만약 필리핀이 상황을 오판해 고집대로 하거나 심지어 나쁜 의도를 가진 외부 세력과 결탁해 계속 말썽을 일으킨다면 중국은 법률에 따라 권익을 보호하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길라르 대령은 또 “필리핀이 선박과 선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해상에서 충돌을 초래하는 위험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모든 반칙(violation)을 저지르는 것은 중국”이라고 역설했다.

최근들어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잇달아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중국 해경 선박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중국명 황옌다오)와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에서 물대표로 필리핀 선박을 공격했다. 특히 10일에는 중국 해경선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 선박과 충돌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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