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에 공급차질 우려 커져
안정세 보이던 WTI 2.7% 올라
다국적함대 출범, 선사들 속속 채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자 국제유가가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던 국제유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격랑으로 다시 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7%(2.01달러) 상승한 배럴당 7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5%(2달러) 오른 배럴당 81.07달러에 거래됐다.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가다.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던 ‘MSC 유나이티드’ 컨테이너 선박을 향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유가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로 생중계된 발표에서 선박 공격 사실을 밝히며 “후티 군대는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이 반입될 때까지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이나 팔레스타인 항구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민간 선박들이 잇달아 후티 반군에 나포되거나 공격을 당하면서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했다.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주요 글로벌 운송 경로 중 하나다.
미국은 24일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출범시켰다. 미군은 26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들이 홍해 남부에서 운용하는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3대,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2대를 격추했다. 다국적 함대 출범에 힘입어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사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의 글로벌 선사들이 홍해 복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러 해운사들이 홍해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운송 경로를 변경하고 있지만 아직은 물류 공급에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점 대비 약 6% 하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홍해 루트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 25일 글로벌 해운·항공화물 운임 분석기관 제네타는 수에즈·파나마운하의 동시 차질로 내년 초까지 해운 운임이 최대 2배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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