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이탈리아 자주 방문하며 멜로니와 포옹 등 친밀함 과시
이민·출산·AI 등 견해 일치…이탈리아 테슬라 공장 유치 희망
“멜로니 남친과 결별은 머스크 때문이나 머스크 반응은 미지수”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52)가 조르쟈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46)와 이례적으로 친밀한 관계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민과 인구문제, 기술 규제, 인공지능(AI)의 위험 등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 견해가 일치하는 것이 두 사람이 친밀해진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스페이스 X, X 등의 기업을 보유한 억만장자 머스크는 올해 여러 차례 이탈리아를 방문했으며 이번 달에는 멜로니 총리가 당수로 있는 우익 이탈리아 형제당 주최 파티에 주빈으로 초대됐다.
지난 6월에도 멜로니 총리가 로마의 총리 관저로 초대해 AI에 관해 대화를 나눴으며 두 사람은 포옹하고 크게 웃는 등 친밀한 관계임을 과시했다. 총리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수만 할 뿐이다.
머스크는 연초 마크 주커버그와 격투를 벌일 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고대 로마의 유적지를 찾느라 멜로니 총리와 대화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멜로니 총리가 지난 10월 남자친구와 결별을 선언하자 환영했다.
이탈리아 하원의원 출신으로 벤처기업가가 된 스테파노 퀸타렐리는 “멜로니에게 머스크는 위대한 선지자다. 새롭고 매력적인 세계에 다가가기 위해 남자친구와 헤어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에선 머스크가 인공지능(AI)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적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EU는 머스크의 X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EU 조사에서 X가 콘텐트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판정되면 막대한 벌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이민 확대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지난 가을 독일이 지중해의 이민자 구출을 위한 비정부 기구를 지원한다고 발표하자 비판했고 머스크가 이를 X에서 지지했다. 머스크는 “독일이 대규모 불법 이민자를 이탈리아 영토에 보내는 것은 분명 이탈리아 주권 침해”라고 썼다.
두 사람은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머스크 표현에 따르면 “깨어 있는 정치 바이러스”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도 공유한다. 두 가지 이슈는 이번 달 이탈리아 형제당 주최 정치 축제의 핵심 주제다.
아들과 함께 축제에 참석한 머스크는 “매년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우울해진다. 어떤 나라도 이민에 의존하면 안된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인들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낮은 출산율을 들며 출산율이 낮은 나라에 투자하기가 꺼려진다고도 했다. “일할 사람이 충분할까? 이탈리아인을 더 많이 만들어 달라는 것이 내 주문”이라고 했다.
강경 우파 정치인인 멜로니 총리는 더 많은 출산을 줄곧 강조하면서 “진보 우위 문화”로 인해 부모의 역할이 폄하됐다고 강조해왔다.
두 사람은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인식도 공유한다. 또 대리모 출산을 비판하는 인식도 같다.
이탈리아 정부는 머스크가 이탈리아에 전기자동차 제조 공장을 설립하기를 바란다. 피아트 자동차의 모기업인 스텔란티스가 이탈리아에서 제조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나라로 이전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아직 이탈리아에 테슬라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올해 이탈리아 외에도 영국과 프랑스 등을 방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