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지수 연초 대비 14%, 상하이 지수 11% 하락
중국 경제 침체와 미국 투자자들의 회피가 원인
중국 정부의 자치권 박탈로 금융센터 역할 상실
홍콩 증시가 올해도 큰 폭으로 하락해 4년 연속 하락 마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여름 끝없이 하락하는 홍콩 증시를 방어하기 위해 홍콩 재무당국이 증권 거래세를 낮추고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홍콩증시는 올해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저조한 시장이 됐다.
항셍지수는 거래 마지막날인 29일 연초보다 14%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중국 본토 증권시장도 올해 하락해 상하이와 선전 지역 기업이 포함된 CSI 300 지수가 연초보다 11% 하락했다.
펀드 매니저와 연금 기금 등이 홍콩 증시에서 수천억 달러의 자금을 인출했다. 중국 경제 침체와 미국 투자자들의 중국 기업 투자 회피가 작용했다.
일본 노무라 은행의 아시아 담당 전략가 체탄 세트는 “항셍 지수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좌우된다. 중국의 약한 경제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홍콩 및 중국 증시의 하락은 미국 증시 활황과 대조적이다. 뉴욕 증시의 S&P 500 지수는 올해 25% 상승했다.
연초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팬데믹 봉쇄에서 벗어나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년 만에 중국이 봉쇄를 완전 해제했으나 중국인들은 지출을 늘리지 않았고 민간 부문이 위축되면서 경제가 침체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부동산 위기가 경제 침체를 악화시켰고 홍콩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의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과도하게 차입한 중국 민간 부동산개발회사들이 대부분 파산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회사들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구이위안은 기업가치의 4분의 3이 사라졌다.
폴 찬 홍콩 재정장관은 미중간 갈등이 올해 최악에 이르면서 “서방의 정치적 편견이 일으킨 오해” 때문에 증시가 하락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셍지수는 올해까지 4년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동안 홍콩의 아시아 금융 센터 역할이 위축된 것은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강제한 영향이 크다.
2019년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중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으로 억압했고 팬데믹 봉쇄까지 겹치면서 10만 명 이상이 홍콩을 떠났다. 많은 홍콩의 전문 직업인들이 여전히 홍콩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홍콩은 금융 센터로서 기능하는데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홍콩의 자치권 상실에 대해 각국의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배경이다.
홍콩 증시는 올해 신규 상장이 고갈됐다. 2001년 이후 상장금액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해고가 이뤄졌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홍콩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중단했다. 홍콩증시 유입 자금이 줄고 거래 규모도 축소되면서 많은 증권사들이 문을 닫았다.
중국 경제 침체, 국제 정세, 미국 등 주요국의 선거와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내년에도 홍콩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찬 재정장관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회견에서 “2024년은 불확실성이 매우 큰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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