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브릭스 가입 철회…“각 회원국은 양자관계 증진하자”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30일 19시 21분


밀레이, 취임 뒤 가입 결정 뒤집어…"개별 만남 기대"
"전 정부와 정책 다르다…이전 결정 재검토 거칠 것"
외교·통상장관 "자유민주 국가가 최우선 협력 대상"

대대적인 정책 선회를 예고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신흥 경제국 공동체인 브릭스(BRICS)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내년 1월1일부터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로 결정된 상태였다.

29일(현지시간) 타스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 “이와 관련해 아르헨티나가 내년 1월1일 브릭스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못 박았다.

그는 “무역과 투자의 증진과 관련해 귀하 국가와 양국 관계를 증진하려는 우리 정부의 헌신을 강조하고 싶다. 귀하와 만남을 기대하면서 이 기회를 통해 귀하께 경의를 표현다”고 전했다. 브릭스 가입 거부를 통보하면서 회원국 각 정상과 개별적으로 만나자고 제안한 셈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새 아르헨티나의 외교 정책은 이전 정부의 정책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이전 정부가 취한 일부 결정이 재검토될 것”이라고 적었다.

서한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전달됐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리는 공식적인 외교정책의 변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해 이번 문제는 브릭스 가입을 초청받은 이전 정부의 분석보다 훨씬 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외교·통상장관은 이번 결정이 이념적이자, 실용적 이유로 내려졌다면서도 “주로 실용적인 이유가 크다”고 언급했다.

몬디노 장관은 “(가입 철회 이유는) 시간 사용의 최적화”라면서 “모든 조직에 참여한다면 언제 일할 시간이 있겠느냐”고 짚었다. 이는 브릭스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기구라서 가입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르헨티나 새 행정부의 우선적 협력국”이라며 “미국, 유럽 국가, 호주, 이스라엘,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그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국가와 무역할 것이다. 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우리 임무는 무역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브라질, 중국, 러시아와의 정책 불일치를 이유로 관계 개선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다만 민간 기업 거래는 막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후보 때에도 “자유, 평화, 민주주의, 자유 무역을 옹호하는 나라와만 관계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브릭스) 어떤 국가는 해당 노선과 일치하지 않는다. 지정학적 우군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르헨티나가 빠지면서 내년 1월1일부터 브릭스는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만이 신규 가입국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브릭스는 기존 회원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더해 10개국 체제로 탈바꿈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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