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의 학대로 두 다리를 잃은 9세 소년이 아동학대 처벌 강화 운동을 펼치고, 영국 최연소 서훈자로 선정됐다.
30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남동부 켄트 출신의 토니 허젤(9)은 찰스 3세 국왕의 새해 서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젤은 친부모의 학대로 생후 6주에 병원에서 생사기로를 오갔으며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그는 폭행을 당한 뒤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결국 무릎 아래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8년 허젤의 부모는 아동학대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허젤은 새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양부모의 도움을 받아 토니 허젤 재단을 세우고 아동학대 처벌 강화 캠페인을 펼쳤다. 이들은 신체·정서·심리적 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의 재활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에 나섰다.
허젤은 의족으로 10㎞ 걷거나 등산하며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아동 병원과 자선단체들을 위한 기부금 195만파운드(32억 원)를 모았다.
이같은 선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의료진을 돕기 위해 집 마당을 100바퀴 돌며 3300만파운드를 모금한 100세 톰 무어 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젤은 “훈장을 받게 돼서 신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른 아이들을 도우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몸으로 도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전했다.
허젤의 양어머니인 폴라는 “토니는 어떤 아이도 자신처럼 고통 받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훈장을 받게 된 건) 좋은 일”이라며 “나는 토니가 매우 자랑스럽다. 이는 그에게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허젤은 영국의 최연소 훈장 수여자가 됐다. 이전까지 가장 어린 서훈자는 토비아스 웰러(당시 11세)였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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