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정착촌 재건 목소리에 “선동적·무책임”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일 0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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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재건 주장 이어지자
이스라엘 재무장관·안보장관 콕 집어 비판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미국 정부가 무책임한 선동을 중단하라고 경고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베자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안보장관의 최근 발언을 거부한다”며 “이러한 수사는 선동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총리를 포함해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그러한 발언은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전달받았다”며 “그들은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내각 주요 인사들은 최근 연이어 정착촌 재건 목소리를 내면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철수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전날 한 신년 행사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기회로 묘사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주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유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정확하고 정의로우며 도적적이고 인도적인 해결책”이라며 정착촌 재건을 주장했다고 한다.

불과 하루 전 스모트리히 장관 역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가자지구에 필요한 것은 외부 이주를 독려하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200만명이 아니라 10~20만명의 아랍인만 있다면 향후 논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 사태 후 대안으로 제시한 ‘2국가 해법’과는 상충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의 공식 성명을 통해 경고에 나선 모습이다.

국무부는 “미국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의 땅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하마스는 더이상 그들의 미래를 통제할 수 없고 어떤 테러단체도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고 지속적이며 일관되고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그를 둘러싼 지역과 전세계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라고 부연했다.

오는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내각 인사들을 만나 이 같은 점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휴전 논의를 위해 재차 이스라엘을 찾으며, 이스라엘 외에도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사우디, UAE, 카타르를 순방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이번이 5번째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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