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토교통성이 지난 2일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서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해상보안기) 간 충돌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직전, 공항 관제사와 두 기체의 교신 기록을 3일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해상보안기에는 이륙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해상보안기를 조종한 미야모토 겡키(宮本元?) 기장은 “활주로에 진입 허가를 얻었다고 인식했다”고 당국에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부 운수안전위원회 등은 해상보안기 측이 관제사의 지시를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교신 기록은 사고 발생 4분 전인 2일 오후 5시43분2초부터 사고가 사고 시점으로 추정되는 5시47분27초까지, 약 4분25초 길이다.
해당 기록 중 실제로 해상보안기 측과 관제사의 대화가 오간 구간은 45분11초~19초 사이다. 대화는 모두 영어로, 항공 전문 용어를 활용해 이뤄졌다.
먼저 관제사는 해상보안기에 “첫 번째. C5 활주로 정지위치까지 지상 주행하라”고 지시했다. 해상보안기기장은 “활주로 정지위치 C5로 향하겠다. 첫 번째. 고맙습니다”고 답했다. 이후 해상보안기는 활주로에 진입했고, 착륙 중이던 일본항공 여객기와 충돌했다.
도이 아쓰시 전 일본항공기장은 산케이신문에 “해상보안기가 서둘러 이륙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이륙하는 항공기는 긴급시에도 여유를 갖고 정지할 수 있도록 활주로 전체를 사용해 이륙하지만, 해상보안기는 활주로 사이의 지점인 ‘C5’에서 이륙하는 ‘쇼트 필드 테이크오프(단거리 이륙)’을 요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상보안기 기장이 “첫 번째”라는 지시를 착각해 받아들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관제사는 ‘이륙 순서가 첫 번째’라는 의미로 말한 것인데, “첫번째라고 했으니 (활주로에) 진입해도 된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관제사는 일본항공(JAL) 여객기에 대해서는 “착륙 지장 없음”이라며 명확히 활주로 진입을 지시했다.
관제사는 일본항공기 다음으로 착륙하는 항공기 측에는 감속 지시를 내렸는데, 도이 전 기장은 “관제사는 여객기를 착륙시킨 다음 해상보안기를 이륙시키려고 했다. 프로펠러기가 안전히 출발할 수 있도록 다음 도착편에 천천히 와 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시청은 3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고려해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도쿄공항서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현장검증을 실시했으며 활주로 상황 및 불이 난 일본항공 여객기 기체를 수색했다.
이번 하네다 공항 활주로 충돌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5시47분쯤 발생했다. 신치토세 출발·하네다 도착 일본항공 여객기 516편(에어버스 A350형·탑승 인원 379명)과 하네다항공기지 소속 해상보안 항공기 ‘MA722’(총 6명 탑승)이 부딪히며 대형 화재가 났으며, 해상보안기에 타고 있던 6명 중 기장을 뺀 5명이 숨졌다. 이들은 노토 지진 피해지 지원을 위해 해당 항공기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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