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사태’ 3주년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州)를 방문해 연설에 나선다. 올해 첫 현장 행보로 경합주를 찾아 최근 잇딴 강성 발언으로 정치폭력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전 겨냥한 민주주의 위협론을 꺼내 들고 본격적인 대선 유세에 나서는 것이다.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5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은 뒤 다음 날 밸리 포지에서 ‘1·6 의사당 난입사태’ 3주년 연설을 갖는다. 밸리 포지는 1777년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이 영국군과의 전투를 위한 위해 겨울 야영지를 세웠던 독립전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지목하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 선거운동본부장은 “미국 민주주의에 가한 트럼프의 위협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의 운명을 걸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대선 경선 레이스에 들어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며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하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둔 2022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비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주도한 흑인과 여성, 청년층 등 핵심 지지층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8일 바이든 대통령은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로 신도 9명이 숨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교회를 찾아 연설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공화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남북 전쟁의 원인으로 노예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가 논란이 된 상황에서 흑인 인권과 투표권 등을 집중 부각시키려는 포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방문에 이어 22일에는 또 다른 경합주인 위스콘신을 찾아 여성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 기념연설에 나선다. 지지율 정체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며 재선 전망에 경고등이 켜진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경합주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원 수천명을 모집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는 이번 대선을 민주주의의 위협이 되는 상대로부터 나를 구하기 위한 실존적 싸움으로 규정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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