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결집에 활용?…트럼프, 당원대회 앞두고 재판 출석 의사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9일 15시 53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재판에 직접 출석한다. 공화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출발점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기존의 대통령 면책특권 주장을 공개적으로 벌여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표심 결집에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에 “대통령 면책특권에 관한 연방 항소법원 변론에 참석할 것”이라며 “나는 미 대통령이나 통수권자로서 면책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에 대한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하자 연방 항소법원에 항소했다. 트럼프그룹의 대출 사기 재판엔 출석을 거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재판은 의무출석이 아닌데도 자진해서 법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州)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기각을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1789년부터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재임 중 저지른 행위에 대해 형사기소를 당한 적이 없다”며 이번 기소는 헌법에 위배 된다“고 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는 하원 의회의 탄핵과 상원 의회의 유죄 판결로만 처벌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은 줄줄이 기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이어, 8일 뉴욕 맨해튼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E. 진 캐럴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서도 면책특권을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전직 대통령은 형사와 민사 책임 어느 것으로부터도 면책특권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재판에 나서기로 한 것은 ‘마녀사냥의 희생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법정 출석과 유세 사이에서 저글링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은 사법리스크에 얽힌 올해 대선에 대한 은유”라고 지적했다.
대선 열기가 정초부터 뜨거운 가운데,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최대 리스크로 미국 대선을 꼽았다. 유라시아그룹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패배한 측은 결과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세계 안보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10대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미 대선과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3개의 전쟁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AI)와 중국의 경제 회복 실패, 북한 러시아 이란 등 이른바 ‘불량정권의 축’도 주요 위협으로 들며 “러시아는 북한에 미사일, 잠수함, 위성 프로그램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해 동북아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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