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 직접 후보 뽑자” 1972년 ‘코커스’ 시작[2024 美대선 백과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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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커스(당원대회)
민주, 지지층 여론 외면 후보 패배
아이오와州서 실시… 공화도 합류

2020년 2월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손을 들어 투표하는 유권자들. 디모인=AP 뉴시스
2020년 2월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손을 들어 투표하는 유권자들. 디모인=AP 뉴시스
11월 5일 미국 대선에 나설 야당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한 첫 경선이 15일 중부 아이오와주(州)에서 열린다. 이 경선은 당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코커스(caucus·당원대회)’ 방식으로 치른다. 코커스는 아메리칸 원주민 알곤킨족의 언어로 ‘원로’, ‘추장회의’ 등을 뜻한다.

코커스에 참석한 당원들은 공개토론을 벌인 뒤 손을 들거나 줄을 서서 자신이 지지하는 주자를 알린다. 그런 다음 공화당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주자에게 해당 주의 대의원을 전부 몰아 준다. 민주당은 각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할당한다.

미 대선은 1789년 처음 실시됐지만 각 당 대선 후보를 당원 등의 의사를 반영해 선출한 역사는 불과 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은 전쟁 반대를 외치는 후보를 원했다. 반면 당 수뇌부는 대도시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반전을 외치지도 않고, 지지율 또한 낮은 휴버트 험프리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결국 실제 대선에서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자 민주당에서는 “지도부가 아닌 당원이 직접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에 민주당은 밑바닥 당심을 중시하는 쪽으로 후보 선출 방식을 개혁해 1972년 아이오와주에서 현재 방식의 첫 코커스를 열었다. 공화당도 4년 뒤 같은 곳에서 비슷한 형태의 코커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주는 1976년 대선 이후 양당을 통틀어 미 50개 주 중 가장 먼저 경선이 열리는 지역이 됐다.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으로 주목받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가 반드시 백악관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20년 대선 때 이 지역 민주당 승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었다. 2016년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까지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첫 경선을 치른다. 바이든 대통령이 “300만 명 인구 중 90%가 백인인 아이오와주가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변경을 주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000만 명 인구 중 21.5%가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이곳 경선에서 처음 승리한 여세를 몰아 민주당 후보가 되고 대선에서도 이겼다.

#코커스#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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