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친미반중 승리]
대통령실 “대만 관련 입장 변함 없어”
일각 “韓, 운신의 폭 좁아질수도” 지적
반(反)중국·독립주의 성향이 강한 대만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13일 총통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은 대만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민주주의 진영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대만 문제에 관해 선명한 입장을 보이라”는 외교적 압박을 받을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좀 더 직접적으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거나 대만을 무대로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한반도 정세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통령실은 14일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정부는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 원칙을 그대로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은 변함없다”며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로 우리 정부의 기조나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대만이 한미일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다면 1992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온 우리 정부가 대중, 대미 외교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강화될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을 이용해 대중국 억지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이 대만 군사위협 수위를 높여 대만해협을 봉쇄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과 대만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만해협은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 한국 교역 또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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