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친미반중 승리]
‘친미’ 라이칭더, 40% 득표 총통 당선
“대만은 민주주의 편에 서겠다”
美 “대만과 관계 확장되고 깊어질것”
‘선거의 해’인 2024년 주요국 첫 대선이자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진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反)중국·독립주의 성향이 강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승리했다. 그의 당선으로 대만은 미국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는 현재 구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에 맞서 경제·외교·군사 수단을 총동원해 대만 압박 수위를 높이며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대만해협 정세가 요동칠 수 있다. 직간접적 파장이 불가피한 한국이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은 이날 득표율 40.1%(558만6019표)를 얻어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득표율 33.5%·467만1021표)와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득표율 26.4%·369만466표)를 제쳤다. 이로써 민진당은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라이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2024년 세계 선거의 해, 대만이 민주 진영의 첫 승리를 거뒀다”라면서 “대만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중 민주주의 편에 서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이 친미·반중 노선과 친중 노선의 대결 구도에서 전자를 택했다는 뜻이다. 또 선거 기간 내내 계속된 중국의 군사 위협을 의식한 듯 “대만 국민이 외부 세력(중국)의 개입에 저항하기 위한 행동을 취했다”고 자평했다.
라이 당선인의 승리 원인으로 중국의 위협, 국민당 출신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의 “대만은 시진핑(習近平)을 믿어야 한다”는 발언 등이 유권자의 반중 정서를 자극해 민진당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3정당 후보 최초로 득표율 20%의 벽을 넘은 커 후보의 선전 또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나 야권 지지 성향 표를 분산시켰다.
다만 민진당은 같은 날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113석 중 51석을 얻어 국민당(52석)에 제1당을 내줬다. 라이 당선인이 과반 득표에 실패한 데다 의회에서도 제2당으로 밀려 정국 운영은 물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라며 그의 승리를 반겼다. 중국은 “민진당은 대만 주류 민심과 괴리가 있다. 조국 통일은 필연”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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