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경선 승리 이틀만 법정 출석…성추행 또 부인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18일 0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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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성추행 의혹 관련 명예훼손 민사재판
재판 중 "사기다" 목소리높여 판사와 충돌
기자회견서 판사 맹비난…"모두 다 조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첫 관문인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전당대회)에서 승리를 거머쥔지 이틀 만에 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해자 증언 중 사기라며 불만을 표하다 제지하는 판사와 신경전을 벌였다. 재판 이후에는 판사를 비난하며, 앞서 법원이 인정한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재차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법에서 열린 패션잡지 전 컬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재판에 피고로 출석했다.

피고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고인 캐럴이 증인석에서 성추행을 주장하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는 특히 캐럴의 증언 도중에 “거짓이다”거나 “기억이 돌아왔나보네”라며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캐럴 측 변호사가 쉬는시간에 문제를 제기했고,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변호인과 상의할 때 목소리를 낮춰 배심원들이 듣지 못하도록 특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다소 큰 소리로 증언을 방해했고, 법정에서 퇴장시킬 수 있다는 판사와 신경전을 벌였다.

캐럴 측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진행 중 “마녀사냥이다”, “이건 정말 사기극이다”고 말하는 것이 들렸다며 다시 이의를 제기했다.

캐플런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기 참석할 권리가 있지만 그러한 권리도 박탈당할 수 있다. 방해가 될 경우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는데, 방금 제게 보고된 것이 그런 경우다”며 “재판에서 당신을 쫓아내는 것을 고려하지 않길 바란다”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양손을 들어보였는데, 캐플런 판사는 “내가 그러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게 되면 좋다”고 응수했다.

캐플런 판사는 “그럴 줄 알았다”며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오후 재판에 앞서 캐플런 판사가 피고에 적대감을 갖고 있으며, 로 클럭으로 대리고 있던 캐럴 측 변호사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며 반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이 종료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캐플런 판사에 대해 “장모님의 장례식도 갈 수 없도록했다. 고약한 판사며 그는 트럼프를 증오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장모 장례식을 이유로 16~18일 예정된 재판을 일주일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원 운영의 문제를 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민사재판이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드시 참석해야할 필요는 없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행 재판을 패소한 후 이번 소송은 모두 참석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완전히 조작된 거래다. 이 모든 것이 조작됐다. 선거개입이다”며 “분명히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이건 꾸며지고 조작된 이야기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뉴욕남부지법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에게 총 500만 달러(약 66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행 의혹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으나, 성추행 사실은 인정했다.

캐럴 측은 이와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성추행 의혹을 부인, 자신의 명예를 훼손해 10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내 타입이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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