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M2 브래들리 보병전투 장갑차가 기관포를 연사해 러시아의 주력 전차인 T-90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동부 도네츠크주 스테포베 마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브래들리가 러시아군의 T-90과 교전을 벌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브래들리는 적 전차를 발견하자마자 기관포를 연발 사격한다. 브래들리는 약 150발의 기관포를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전차는 화염에 휩싸이다 결국 폭발한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폭발 직후 러시아군 3명이 전차에서 탈출해 도주하려다 2명은 사살되고 1명은 포로로 붙잡혔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전투를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에 빗댔다. T-90의 전투 중량은 46.5톤, 브래들리는 27.2톤으로 체급 차이가 크다.
T-90은 125㎜의 주포와 열화상 조준장비, 자동장전장치, 자체방어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외부 공격을 받으면 미리 터지면서 공격 미사일의 관통력을 약화하는 반응장갑(裝甲) 등을 장착하고 있다.
경량 탱크급 전투 역량을 가진 브래들리는 M242 부시마스터 25㎜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이 장착돼 ‘탱크 킬러’로 불린다. 주로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된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연구원 롭 리는 “이번 전투는 보병전투차량이 현대 주력 전차와 성공적으로 교전하고 심각한 피해까지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T-90의 방호력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된 후 내부 포탄 유폭으로 포탑이 날아가던 다른 러시아 전차보다 확실히 더 큰 회복력을 보여주었다”며 T-72·T-80 등 이전 주력전차보다 우수한 방호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시작된 후 브래들리 190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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