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값 60% 급등한 러시아…전쟁자금 국민불만 인플레 ‘삼중고’ 직면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1일 06시 52분


“달걀이 캐비어냐” 조롱…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12월 기준금리 16%로 조정…지난해 6월 7.5%의 2배
“정부 지출로 막을 수 있지만 인플레 해결은 쉽지 않아”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달걀 가격이 2022년 동월 대비 60% 이상 오른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삼중고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로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의 식료품 물가가 치솟고 있다. 당국은 급히 튀르키예,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에서 달걀을 들여오고 수입 관세를 철폐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엔 “달걀이냐 캐비어냐 고민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이 아니라 계란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롱 섞인 내용의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오기도 했다.

WSJ는 이에 ‘달걀값 급등 사태’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루블화 약세는 사료와 동물 의약품 수입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켰다. 또 국내에서 노동할 인구가 줄었기에 농장의 일손도 부족하다.

경제 자문 회사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타티아나 올로바는 “소비자는 달걀 가격을 보고 인플레이션을 알아챌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중앙은행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한 소비자 심리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 연간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당초 목표인 4%의 2배에 가까운 7.4%를 기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16%로 인상했다. 지난해 6월 7.5%에 비해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WSJ는 “러시아는 전쟁 자금 조달, 대중 불만, 물가 상승의 3가지 문제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관계자는 “이는 트릴레마(삼중고)”라며 “전쟁 자금 마련과 대중 불만 해소는 정부 지출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결국 ‘물가 안정’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달걀 가격은 곧 안정되겠지만, 물가는 높을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인플레이션은 잦아드는 추세나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강하다고 WSJ는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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